1. 직답 — 새 돈은 안 들어오고, 주식 수와 주가만 맞바뀐다
무상증자(無償增資·bonus issue)는 회사가 쌓아둔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옮기면서, 그만큼 새로 찍은 주식을 기존 주주에게 보유 비율대로 공짜로 나눠주는 일입니다. 핵심은 회사로 들어오는 새 돈이 한 푼도 없다는 점이에요. 자기자본 총액은 그대로고, 회계장부 안에서 잉여금이 자본금으로 자리만 바꿉니다. 그래서 회사 가치인 시가총액도 이론상 변하지 않아요. 변하는 건 딱 둘 — 주식 수가 늘고, 그만큼 주가가 권리락으로 내려갑니다. 1주당 1주를 주는 100% 무상증자라면 주식 수가 두 배, 기준주가는 절반이 되죠. 받기 전후로 둘이 맞바뀔 뿐 내 평가액은 사실상 그대로인 셈입니다.
2. 맥락 — 부가 늘지 않는데 왜 주가가 오르기도 하나
그런데도 무상증자 공시가 뜨면 주가가 오르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부가 늘지 않는데 왜 그럴까요. 주당 가격이 낮아지면 소액으로도 사기 쉬워져 거래가 활발해질 거란 기대가 붙고, 나눠줄 잉여금이 두둑하다는 건 그 자체로 재무가 탄탄하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다만 이건 수급과 기대의 영역이지 무상증자가 회사의 이익을 늘려준 건 아닙니다. 주식 수가 늘면 주당순이익은 그만큼 희석되지만 주가도 같이 내려가서, 주당 지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PER로 비싼 주식·싼 주식을 가르는 법 의 분모·분자 관계를 떠올리면 한결 쉽게 잡혀요.
3. 실전 주의 — 권리락 착시와 유상증자·액면분할 구분
헷갈리기 쉬운 지점이 몇 군데 있어요. 가장 흔한 건 「공짜 주식을 받았다」는 착각인데, 주식 수가 두 배여도 주가가 절반이라 손에 쥔 평가액은 그대로입니다. 권리락일에 주가가 뚝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것도 급락이 아니라 늘어난 주식 수에 맞춰 기준가를 조정한 것뿐이라, 이 구조는 배당락일에 시초가가 갭다운으로 시작하는 원리와 똑같습니다. 유상증자·액면분할과 섞지 않는 것도 중요해요. 유상증자는 주주가 돈을 내고 새 주식을 받아 회사로 자본이 들어오고 지분이 희석될 수 있지만, 무상증자는 받는 돈이 없습니다. 액면분할은 잉여금을 건드리지 않고 액면가만 쪼개는 것이라 회계 처리가 또 다르고요. 셋 다 주식 수가 늘어난다는 겉모습만 비슷할 뿐 돈의 흐름이 다릅니다. 주식이라는 자산이 무엇인지부터 다시 잡고 싶다면 주식이란 무엇인가 에서 출발해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