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ss Currency Pair
크로스 통화쌍
달러 제외한 두 통화 거래
크로스 통화쌍은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를 포함하지 않는 두 통화의 거래 조합을 말합니다. EUR/GBP, JPY/AUD 같은 쌍이 대표적이고, 달러를 중간에 거치지 않고 두 통화를 직접 교환하는 구조입니다.
브레턴우즈 체제 이후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사실상 기축통화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EUR/USD, USD/JPY처럼 달러가 한쪽에 들어가는 메이저 통화쌍이 거래량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크로스 통화쌍은 이 달러 경유 없이 두 비달러 통화를 직접 거래한다는 점에서 구별됩니다.
실무적으로 크로스 환율은 두 개의 달러 기준 환율에서 역산해 구합니다. 예를 들어 EUR/GBP의 환율은 EUR/USD를 GBP/USD로 나눈 값입니다. 이런 구조 때문에 스프레드가 메이저 쌍보다 넓고,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다만 EUR/GBP나 EUR/JPY처럼 거래량이 충분히 큰 크로스 쌍도 있어서, 크로스라고 해서 무조건 비효율적인 것은 아닙니다.
크로스 통화쌍이 유용한 상황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달러 자체는 별로 움직이지 않는데 유럽과 일본 사이에 금리 차이가 벌어지는 국면이라면, EUR/JPY를 직접 거래하는 편이 달러를 두 번 거치는 것보다 비용이 적고 의도한 포지션을 깔끔하게 잡을 수 있습니다. 수출 기업이 거래 상대국 통화 리스크를 직접 헤지할 때도 크로스 쌍을 활용합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크로스 통화쌍의 가격이 두 메이저 쌍의 합성이라는 사실입니다. EUR/USD와 USD/JPY가 동시에 움직이면 EUR/JPY의 변동폭이 증폭될 수 있습니다. 뉴스 이벤트가 겹치는 날에는 예상보다 큰 가격 변동이 나타나기도 하니, 거래량과 스프레드를 미리 확인하고 진입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2022년 외환시장 조사에 따르면 크로스 쌍 중에서도 EUR/GBP, EUR/JPY, GBP/JPY는 일일 거래량이 수백억 달러에 달해 메이저 쌍 못지않은 유동성을 보여줍니다. 반면 신흥국 통화끼리의 크로스 쌍은 거래량이 극히 적어 슬리피지 리스크가 크므로, 크로스라고 모두 같은 조건으로 취급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