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quidity
유동성
자산을 제값 받고 빠르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정도
유동성은 어떤 자산을 가치 손실 없이 얼마나 빠르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개념이에요. 현금이 유동성이 가장 높은 자산이라면, 매매가 활발한 대형주는 그 다음, 사고파는 데 시간이 걸리는 부동산은 유동성이 낮은 자산에 속합니다. 즉 "필요할 때 제값 받고 쉽게 팔 수 있느냐"가 유동성의 핵심이에요.
개별 자산의 유동성은 거래가 얼마나 활발한지로 드러납니다. 사려는 호가와 팔려는 호가의 차이(스프레드)가 좁고 거래량이 많으면 유동성이 좋아 원하는 가격 근처에서 바로 거래되지만, 거래가 한산한 자산은 조금만 큰 주문에도 가격이 크게 출렁여 제값을 받기 어려워요. 그래서 같은 가치라도 유동성이 낮은 자산은 그만큼 위험이 더해집니다.
유동성은 시장 전체 차원에서도 쓰여요.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면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져 자산 가격이 오르고, 반대로 긴축으로 유동성을 거둬들이면 자산에서 돈이 빠져나가 가격이 눌립니다. "유동성 장세"라는 말은 기업 실적보다 풀린 돈의 힘으로 주가가 오르는 국면을 가리키죠.
위기 때 가장 무서운 게 바로 유동성이 마르는 상황이에요. 평소엔 잘 팔리던 자산도 모두가 한꺼번에 팔려고 나서면 사줄 사람이 사라져 가격이 폭락하는데, 2008년 금융위기가 바로 이 유동성 경색이 시스템 전체로 번진 사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중앙은행은 위기 때 시장에 돈을 쏟아부어 유동성을 공급하는 최종 대부자 역할을 해요.
투자자에게 유동성은 안전판이자 비용이에요. 유동성이 높은 자산은 급할 때 바로 현금화할 수 있어 든든하지만, 대체로 유동성이 낮은 자산일수록 그 불편함을 감수하는 대가로 더 높은 기대수익이 따라붙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동산이나 비상장 주식이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낮은 유동성에 대한 보상이에요.
그래서 자산을 배분할 때는 수익률만이 아니라 유동성도 함께 따져야 해요. 언제 현금이 필요할지 모르는 자금은 유동성 높은 자산에 두고, 오래 묻어둘 수 있는 자금만 유동성 낮은 자산에 넣는 식으로요. 유동성을 챙기는 건 위기 때 헐값에 자산을 던지지 않기 위한 기본적인 대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