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같은 모양, 반대 자리
캔들 하나만 떼어 놓고 보면 앞 편에서 본 망치형과 교수형은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둘 다 몸통이 작고 아래 꼬리만 길게 늘어진 모양이니까요. 이름이 갈리는 지점은 생김새가 아니라 그 캔들이 어디에 서 있느냐입니다. 한참을 흘러내린 뒤 바닥 언저리에서 나오면 망치형이 되어 반등 후보로 읽히고, 반대로 한참 오른 자리 꼭대기에 똑같은 모양이 나오면 교수형이라는 다른 이름을 얻고 경고로 읽힙니다. 위 꼬리가 긴 쪽도 마찬가지여서 하락 끝에서는 역망치형, 상승 끝에서는 유성형이 됩니다.
그래서 캔들을 공부하다 보면 모양 외우기보다 자리 확인이 먼저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몸통과 꼬리가 알려주는 건 하루 동안 힘겨루기가 어떻게 끝났는지까지고, 그 하루가 상승의 몇 번째 날인지 하락의 몇 번째 날인지는 캔들 스스로 말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2. 교수형과 유성형, 무엇이 다른가
교수형은 오르던 흐름 한복판에서 발밑이 한 번 꺼졌던 하루입니다. 장중 아래로 크게 밀렸다가 종가는 다시 위쪽에서 마무리됐죠. 되돌아왔으니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흔들림 없이 오르기만 하던 자리에서 처음으로 파는 쪽이 힘을 보였다는 사실은 남습니다. 이름이 섬뜩한 것도 그 때문인데, 되밀려 올라온 작은 몸통이 긴 다리에 매달린 모양처럼 보인다는 데서 왔습니다.
유성형은 방향이 반대입니다. 장 초반 기세 좋게 위로 뻗었다가 결국 출발한 자리 근처까지 도로 눌려 내려온 하루죠. 위 꼬리가 길게 남은 만큼 그날 높은 값에 산 사람이 그대로 물려 있다는 뜻이기도 해서, 몇 번이고 위를 막아섰던 주요 저항선 바로 아래에서 나온 유성형이라면 더 눈여겨볼 만합니다. 몸통이 아예 선처럼 사라진 건 아니지만 방향을 잃었다는 점에서는 도지와 통하는 데가 있습니다.
3. 확인이 없으면 아직 신호가 아니다
두 캔들 모두 그 하루만으로는 아무것도 확정하지 못합니다. 상승이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도 흔하고, 교수형 다음 날 오히려 더 크게 오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음 봉을 봅니다. 이어지는 봉이 문제의 캔들 몸통 아래로 확실히 내려앉는지, 그때 거래량이 함께 불어나는지가 실질적인 판단 기준이 됩니다. 거래량과 가격의 관계에서 봤듯 방향을 바꾸는 움직임에는 대개 거래가 따라붙으니까요.
반대로 추세가 단단히 확정된 상승 흐름 한가운데라면 이런 캔들이 하나 나와도 흐름이 꺾이지 않는 쪽이 더 많습니다. 신호로 대접할지 말지는 결국 그 자리가 상승의 초입인지 막바지인지에 달려 있는데, 지나고 보면 뻔해도 당시에는 아무도 모릅니다. 2000년 3월 나스닥이 고점을 찍던 닷컴 버블의 꼭대기에서도 이런 캔들은 여러 번 나왔고, 대부분은 그냥 지나갔습니다.
4. 경고를 받았을 때 실제로 할 수 있는 일
경고를 봤다고 당장 전부 정리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이 캔들들이 쓸모 있어지는 순간은 대개 태도가 바뀔 때입니다. 오르는 동안에는 굳이 꺼내지 않던 질문, 그러니까 어디까지는 버티고 어디서부터 덜어낼지를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정도의 역할이죠. 그 선을 미리 정해두면 다음 봉이 실제로 몸통 아래로 내려앉았을 때 허둥대지 않게 됩니다. 덜어낼 방법이 마땅치 않다면 매수·매도의 기본부터 되짚어도 늦지 않습니다. 다음 편은 몸통도 꼬리도 어중간해 방향 자체를 잃어버린 캔들, 스피닝 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