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세분석 · Trend 101

추세가 확정되는 조건 — 방향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는 3가지

추세가 확정된다는 것은, 고점과 저점이 같은 방향으로 한 번 더 갱신되어 그 방향이 우연이 아니었음이 증명되는 순간을 말합니다. 하루 크게 오른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방향과 거래량과 이동평균선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 줄 때 비로소 '추세'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 번의 상승과 진짜 추세를 가르는 세 가지 조건을 차례로 짚어 봅니다. 선을 긋는 법을 이미 익혔다면, 이제 그 선을 믿어도 되는지 판단하는 단계인 셈입니다.

기초 · 6분 읽기 · 추세분석 카테고리 07

1. 한 번의 상승은 아직 추세가 아니다

가격이 하루 크게 올랐다고 해서 상승 추세가 시작된 것은 아닙니다. 그날의 급등은 반짝 재료였을 수도, 잠깐 눌렸던 게 튀어 오른 것일 수도 있어서, 그 한 지점만으로는 방향이라 부를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추세라는 말에는 '한 번이 아니라 반복해서'라는 뜻이 이미 담겨 있는데, 추세란 무엇인가 편에서 정리했듯 방향은 여러 번 같은 쪽을 가리켜야 비로소 흐름이 됩니다.

그래서 '확정'이라는 단어가 필요해집니다. 확정이란 시장이 같은 방향을 한 번 더 스스로 증명해 보이는 것인데, 앞서 추세선 그리기에서 선을 긋는 법을 배웠다면 이번에는 그 선을 실제로 믿어도 되는지를 가리는 기준을 세우는 셈입니다. 믿을 만한 확정에는 대체로 세 가지 흔적이 함께 남습니다. 방향, 거래량, 그리고 이동평균선이 같은 이야기를 들려줄 때가 그렇습니다.

2. 첫 번째 — 고점과 저점이 함께 높아진다

상승 추세가 확정되는 가장 기본 조건은 고점과 저점이 나란히 높아지는 것입니다. 직전 고점을 넘어서 새 고점을 만들고, 조정을 받더라도 직전 저점보다 높은 자리에서 다시 매수세가 붙어야 합니다. 둘 중 하나만으로는 부족한데, 고점만 높아지고 저점이 무너지면 그건 방향이 흔들린다는 신호이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고점·저점이 짝을 맞춰 계단처럼 올라서는 그림이야말로 다우이론이 말하는 추세의 뼈대입니다.

고점① 고점② 고점③ 저점① 저점② 저점③
그림 1 — 고점(①②③)과 저점(①②③)이 함께 높아질 때 상승 추세가 확정된다. 둘 중 하나만 높아지면 아직 미확정.

3. 두 번째 — 거래량이 방향에 실린다

방향이 맞아도 거래량이 따라주지 않으면 확정을 한 박자 미뤄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추세를 밀어 올리는 것은 결국 실제로 사고파는 사람들의 힘이라, 새 고점을 뚫는 자리에서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어야 그 돌파에 무게가 실립니다. 반대로 가격은 위로 뚫었는데 거래량이 오히려 줄어든다면, 소수만 따라붙은 얕은 돌파일 가능성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거래량과 가격이 서로를 어떻게 확인해 주는지는 거래량과 가격의 관계 편에서 원칙별로 갈라 두었으니 함께 보면 이해가 맞물립니다.

거래량 급증 = 확정 돌파 전 — 거래량 평범 돌파 후 — 방향 유지
그림 2 — 새 고점을 뚫는 자리에서 거래량 막대가 크게 솟을 때 돌파에 무게가 실린다.

4. 세 번째 — 이동평균선이 같은 편에 선다

눈으로 본 방향을 수치로 한 번 더 확인해 주는 것이 이동평균선입니다. 가격이 이동평균선 위에 있고 그 선의 기울기까지 위를 향한다면, 평균을 낸 흐름 자체가 상승을 가리킨다는 뜻이라 확정의 신뢰도가 한 단계 올라갑니다. 여기에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선 위에 놓이는 이른바 정배열이 갖춰지면, 짧은 호흡과 긴 호흡이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신호가 됩니다. 어느 평균이 내 매매 호흡에 더 맞는지는 단순이동평균과 지수이동평균 비교에서 반응 속도 차이로 갈라 두었으니 함께 보면 확정을 읽는 감각이 한결 또렷해집니다. 반대로 가격은 올라도 이동평균선이 여전히 아래로 누워 있다면, 그 상승은 아직 큰 흐름을 뒤집지 못한 반등일 때가 많습니다.

세 조건을 나란히 두고 보면 서로 역할이 다릅니다. 고점·저점은 방향의 뼈대를, 거래량은 그 방향에 실린 힘을, 이동평균선은 흐름의 무게중심을 각각 보여 줍니다. 셋이 같은 이야기를 할 때가 가장 단단한 확정이고, 어긋날 때는 그만큼 판단을 아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조건무엇을 본다확정 신호
고점·저점방향의 뼈대둘이 함께 높아짐(상승)·낮아짐(하락)
거래량방향에 실린 힘돌파 자리에서 거래량 증가
이동평균선흐름의 무게중심가격이 선 위·기울기 상방·정배열
표 1 — 추세 확정의 세 조건. 셋이 같은 방향을 가리킬수록 확정의 신뢰도가 높다.

5. 확정 전에 속는 자리 — 가짜 돌파

가장 자주 발이 걸리는 곳이 이 대목입니다. 가격이 직전 고점을 잠깐 넘어서면 '드디어 확정'이라 여기고 뛰어들기 쉽지만, 넘어선 자리에서 곧바로 되밀려 내려오면 그건 확정이 아니라 가짜 돌파였던 셈입니다. 종가가 돌파선 위에서 안착했는지, 그 자리에 거래량이 실렸는지를 함께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장중에 잠깐 삐져나왔다 되돌아오는 움직임은, 오히려 그 선을 지키려는 반대편 힘이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일 때가 많습니다.

직전 고점(저항) 가짜 돌파
그림 3 — 직전 고점을 잠깐 넘었다가 종가를 위에 남기지 못하고 되밀리면 확정이 아니라 가짜 돌파다.
확정은 '빠르게'보다 '틀리지 않게'가 중요합니다. 한 박자 늦게 들어가더라도 세 조건이 같은 방향을 가리킬 때 움직이는 편이, 남들보다 반 박자 빨리 들어갔다가 가짜 돌파에 되밀리는 것보다 대체로 오래 남습니다.

마무리 — 확정은 신호가 겹치는 자리에서 온다

추세 확정을 판단할 줄 알게 되면, 차트를 볼 때 '올랐다·내렸다'가 아니라 '이 방향이 얼마나 증명됐나'를 묻게 됩니다. 고점·저점이 짝을 맞춰 움직이고, 그 자리에 거래량이 실리고, 이동평균선까지 같은 편에 설 때 — 세 신호가 겹치는 그 자리가 확정입니다. 하나만 보고 서두르기보다, 서로 다른 근거가 같은 이야기를 할 때까지 기다리는 감각이 결국 판단을 단단하게 만듭니다.

다만 확정된 추세도 언젠가는 끝납니다. 다음 글에서는 반대로 그 추세가 힘을 잃고 수명을 다하는 신호는 어떻게 미리 읽는지를 이어서 다룹니다. 확정을 배우는 눈과 소멸을 알아채는 눈이 함께 붙을 때, 추세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읽는 힘이 생깁니다.

이어서 읽기
추세분석 · 05 · BASIC
추세선 그리기 — 저점과 고점을 잇는 규칙
추세분석 · 01 · BASIC
추세란 무엇인가 — 상승·하락·횡보의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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