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들패턴 · 10

스피닝 탑(Spinning Top) — 방향을 잃어버린 하루가 남기는 캔들

스피닝 탑은 몸통이 작고 위아래 꼬리가 비슷한 길이로 남은 캔들로, 하루 종일 위아래로 밀고 당겼지만 끝내 어느 쪽도 이기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방향을 알려주는 캔들이 아니라 지금 힘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는 표시라서, 이 캔들이 서 있는 자리와 다음 봉이 실제 의미를 정합니다.

기초 · 6분 읽기 · 캔들패턴 카테고리 10

1. 아무도 이기지 못한 하루

스피닝 탑은 몸통이 작고 위아래 꼬리가 비슷한 길이로 남은 캔들입니다. 하루 동안 위로도 아래로도 값을 밀어봤지만 끝내 출발한 자리 근처에서 마감했다는 표시라, 팽이가 제자리에서 도는 모습에 빗대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몸통과 꼬리를 나눠 읽는 법을 떠올려 보면 해석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위 꼬리는 사는 쪽이 밀어올렸다가 되밀린 자국이고 아래 꼬리는 파는 쪽이 눌렀다가 되돌려진 자국인데, 그 자국이 양쪽에 비슷하게 남았다는 건 두 힘이 하루 종일 부딪히고도 승부가 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앞 편에서 본 교수형과 유성형이 한쪽 꼬리만 길어 방향이 읽히는 캔들이었다면, 스피닝 탑은 그 방향이 지워진 자리에 서 있는 셈입니다.

스피닝 탑의 생김새 위 꼬리 — 사는 쪽이 밀어올린 만큼 작은 몸통 — 시가와 종가 차이가 거의 없다 아래 꼬리 — 파는 쪽이 눌러내린 만큼 스피닝 탑
그림 1 — 위아래로 비슷하게 뻗은 꼬리와 작게 남은 몸통. 하루의 힘겨루기가 무승부로 끝났다는 자국이다.

2. 도지와는 어디서 갈리나

생김새가 도지와 닮아 헷갈리기 쉽습니다. 도지는 시가와 종가가 사실상 같아 몸통이 선처럼 눌린 캔들이고, 스피닝 탑은 몸통이 작긴 해도 분명히 남아 있습니다. 차이가 커 보이지 않지만 도지는 완전한 균형, 스피닝 탑은 한쪽으로 아주 조금 기운 균형 정도로 나눠 두면 실전에서 덜 헷갈립니다.

몸통이 남은 만큼 양봉인지 음봉인지도 구분은 됩니다. 다만 이때의 색은 그날의 힘의 방향이라기보다 마감 직전의 아주 미세한 우열에 가까워서, 캔들 색만으로 방향을 읽는 습관은 오히려 판단을 흐립니다. 몸통이 작을수록 색보다 꼬리 길이와 서 있는 자리를 먼저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같은 고가·저가, 다른 몸통 고가 저가 도지 — 몸통이 거의 없다 스피닝 탑 — 몸통이 작다 장대양봉 — 몸통이 거의 전부
그림 2 — 고가와 저가가 같아도 몸통이 얼마를 차지하느냐에 따라 하루의 성격이 달라진다.

3. 서 있는 자리가 뜻을 정한다

추세 한복판에 하나 나온 스피닝 탑은 대개 숨 고르기입니다. 오르던 흐름이 하루 쉬어가는 것에 가깝고, 실제로 다음 날 원래 방향으로 다시 붙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반대로 한참 오른 끝자락에서 이런 캔들이 두세 개 겹쳐 나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추세가 확정되는 조건에서 봤듯 흐름은 힘이 실릴 때 이어지는데, 방향 없는 하루가 반복된다는 건 그 힘이 빠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 캔들은 혼자 보지 않습니다. 같은 구간에서 거래량이 함께 줄어드는지를 겹쳐 보면 숨 고르기인지 힘 빠짐인지가 조금 더 선명해집니다. 물론 지나고 나서야 분명해지는 경우도 많아서, 당시에는 어느 쪽인지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편입니다.

같은 캔들도 서 있는 자리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 추세 한복판 — 숨 고르기 상승 끝자락 — 힘 빠짐 하나 나오고 추세 유지 연달아 나온 뒤 음봉으로 꺾임
그림 3 — 하나면 쉬어가는 하루, 겹쳐 나오면 힘이 빠지고 있다는 쪽에 가깝다.

4. 그래서 무엇을 하나

스피닝 탑 하나만으로는 살 이유도 팔 이유도 되지 않습니다. 다음 봉이 그 몸통 위로 확실히 올라서면 흐름이 그대로 이어진 것이고, 반대로 몸통 아래로 내려앉으면 그때부터 경계하는 편이 낫습니다. 어느 선을 넘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매매 기준을 미리 적어두면, 방향 없는 캔들이 며칠 이어져도 마음이 덜 흔들립니다.

시장 전체가 방향을 잃고 한참 옆으로 기는 국면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경기 순환의 국면이 바뀌는 길목에서는 특히 이런 캔들이 며칠씩 이어지곤 하는데, 그럴 때 억지로 방향을 읽어내려는 쪽이 대개 손해를 봅니다. 모르겠다고 말하는 캔들 앞에서는 같이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라고 보면 됩니다. 다음 편은 꼬리가 아예 없이 몸통만 남은 캔들, 마루보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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