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가스비는 ‘블록체인 계산값’을 치르는 돈
이더리움은 전 세계 수많은 검증자가 같은 거래를 나눠 처리하고 결과를 합의하는 공용 장부입니다. 그 위에서 송금이든 스마트 컨트랙트 실행이든 어떤 작업을 시키면, 검증자들이 자기 컴퓨터 자원을 써서 처리해 줘요. 가스비는 그 자원 사용료입니다. 공짜로 두면 누군가 의미 없는 연산을 무한히 돌려 네트워크를 마비시킬 수 있으니, 일종의 ‘남용 방지 요금’이기도 하죠.
여기서 ‘가스(Gas)’는 작업의 복잡도를 재는 단위예요. 단순 송금은 가스를 적게, 복잡한 DeFi 거래는 가스를 많이 먹습니다. 실제로 내는 돈은 ‘이 작업이 먹는 가스량 × 가스 1단위 가격’으로 정해져요. 가스 가격은 gwei라는 아주 작은 이더 단위로 표시하는데, 이 가격이 시시각각 바뀌는 게 가스비가 출렁이는 핵심 이유입니다.
2. 왜 어떤 날은 비싸고 어떤 날은 쌀까
한 블록에 담을 수 있는 거래량은 한정돼 있습니다. 그래서 거래가 몰리면 ‘내 거래를 먼저 처리해 달라’며 더 높은 가스 가격을 부르는 경쟁이 벌어져요. 인기 NFT 민팅이나 큰 시장 변동으로 거래가 폭주하는 순간 가스비가 평소의 수십 배로 치솟는 게 이 때문입니다. 반대로 새벽처럼 한산한 시간엔 같은 송금도 훨씬 싸게 처리돼요.
그래서 이더리움을 쓸 때는 ‘무엇을 하느냐’만큼 ‘언제 하느냐’가 비용을 좌우합니다. 급하지 않은 거래라면 한산한 시간을 노리는 것만으로 수수료를 크게 아낄 수 있어요. 이런 혼잡 비용은 이더리움이 풀어야 할 확장성 숙제와도 직접 연결되는데, 그 배경은 이더리움이 무엇인지 짚은 글에서 더 분명해집니다.
3. EIP-1559 — 가스비를 태워 없애는 변화
2021년 이더리움은 EIP-1559라는 큰 변화를 도입했어요. 그전까지는 매번 가스 가격을 직접 불러야 해서 얼마를 내야 적당한지 가늠하기 어려웠는데, 이후로는 네트워크가 혼잡도에 따라 ‘기본 수수료(base fee)’를 자동으로 제시합니다. 사용자는 거기에 검증자에게 줄 약간의 팁만 얹으면 돼요. 수수료 예측이 한결 쉬워진 거죠.
흥미로운 건 이 base fee가 검증자에게 가지 않고 아예 소각(burn)된다는 점입니다. 네트워크가 바쁠수록 더 많은 이더가 태워져 사라지니, 이더의 발행과 소각이 맞물리는 구조가 생겼어요. 이런 토큰 경제의 변화는 이더리움이 가치 자산으로 다뤄지는 맥락과도 닿아 있어서, 암호화폐와 금을 견준 크립토 vs 금 비교와 함께 보면 ‘수수료가 곧 공급에 영향을 준다’는 그림이 잡힙니다.
마무리 — 가스비를 한 줄로
가스비는 이더리움 자원을 쓰는 값이고, ‘작업이 먹는 가스량 × 가스 가격’으로 정해지며, 변동의 대부분은 네트워크 혼잡도에서 옵니다. EIP-1559 이후로는 base fee가 자동 제시되고 그 일부가 소각돼요.
그래서 이더리움을 쓸 때는 거래 종류와 시간대만 신경 써도 수수료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가스비를 ‘귀찮은 비용’이 아니라 ‘네트워크가 지금 얼마나 붐비는지 알려 주는 신호’로 읽으면, 블록체인이 돌아가는 방식이 한결 또렷하게 보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