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등기부등본 = 부동산의 신분증, 세 칸으로 나뉜다
부동산을 사거나 전세를 들기 전 가장 먼저 떼어 보는 서류가 등기사항전부증명서, 흔히 등기부등본이라 부르는 문서입니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iros.go.kr)에서 주소만 넣으면 누구나 열람·발급할 수 있어요. 사람의 신분증처럼, 이 한 장이 부동산의 ‘이력’을 다 담고 있습니다.
구조는 단순합니다. 표제부·갑구·을구 세 칸으로 나뉘어요. 표제부는 ‘이 부동산이 무엇인가’(소재지·면적·구조), 갑구는 ‘누구 것인가’(소유권), 을구는 ‘무슨 빚과 권리가 얹혔나’(저당권·전세권)를 적습니다. 이 세 칸의 역할만 알면 복잡해 보이던 등기부등본이 한눈에 읽혀요.
2. 표제부 — 부동산이 무엇인가
표제부는 부동산 자체를 설명하는 칸입니다. 소재지(주소·지번), 토지의 지목과 면적, 건물의 구조·층수·전용면적 같은 ‘물건의 스펙’이 적혀요. 아파트처럼 여러 세대가 한 건물을 나눠 쓰는 집합건물은 표제부가 건물 전체(1동)와 내 호수(전유부분) 둘로 나뉩니다. 계약하려는 호수의 면적·주소가 광고나 계약서와 일치하는지 여기서 1차로 맞춰 보면 돼요.
3. 갑구 — 누구의 것인가
갑구는 소유권에 관한 모든 변동을 시간 순으로 적는 칸입니다. 가장 마지막에 적힌 소유자가 현재 주인이고, 계약 상대가 이 사람과 같은지 반드시 확인해야 해요. 여기에 가압류·압류·경매개시결정 같은 빨간불이 적혀 있다면, 그 부동산은 소유권 자체가 다툼 중이거나 곧 넘어갈 수 있다는 뜻이라 거래를 멈추고 따져봐야 합니다.
4. 을구 — 빚이 얼마나 끼었나 (전세의 핵심)
을구는 소유권을 제외한 나머지 권리 — 주로 근저당권과 전세권이 적히는 칸이고, 전세 세입자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근저당권이 잡혀 있다면 그 집은 이미 은행 등에 빚을 지고 담보로 잡혀 있다는 뜻이에요. 만약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을구에 먼저 적힌 근저당(선순위)이 내 보증금보다 앞서 배당받기 때문에, 선순위 빚이 클수록 내 보증금이 위험해집니다.
그래서 전세 계약 전에는 ‘선순위 근저당 + 내 보증금’이 집값(시세)을 넘지 않는지 꼭 따져야 해요. 이 합이 집값에 육박하면 경매 시 보증금을 다 못 건지는 이른바 ‘깡통전세’가 됩니다.
마무리 — 계약 전 3분의 습관
등기부등본은 어렵게 느껴지지만, 결국 ‘무엇·누구 것·무슨 빚’ 세 칸을 읽는 일입니다. 계약 직전, 그리고 잔금 치르는 날 한 번 더 떼어 갑구의 소유자와 을구의 근저당이 그대로인지 확인하는 3분의 습관이 보증금을 지킵니다. 대출 한도를 결정하는 LTV나 전세 vs 월세 같은 결정도, 결국 이 등기부등본을 읽을 줄 알아야 안전하게 내릴 수 있어요. 집을 살 때 내는 취득세 같은 세금도 등기 이전과 맞물려 움직이니, 권리관계를 읽는 눈이 모든 부동산 결정의 첫 단추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