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억만장자 부의 가속 — 2020 이후 81% 증가
부의 정점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속도입니다. 옥스팜 「2026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억만장자의 재산을 모두 합치면 18조 3천억 달러로, 2025년 한 해에만 16% 넘게 불었어요. 이는 직전 5년 평균 증가 속도의 세 배에 이르는 가팔라진 흐름입니다.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과 비교하면 81%나 커졌고요. 같은 기간 보통 사람들의 살림은 물가와 씨름하는 동안, 꼭대기의 부는 따로 가속 페달을 밟은 셈이에요.
이 가속의 상당 부분은 주식시장과 맞물려 있습니다. 억만장자 자산의 대부분이 자신이 세운 기업의 지분이라, 증시가 오르면 장부상 재산도 함께 부풀어요. 부가 어떻게 빠르게 불고 또 위기 때 어떻게 재편되는지의 긴 흐름은 시장 사이클·역사와 함께 보면 한 맥락으로 잡힙니다.
2. 억만장자 3,000명 첫 돌파 — 미국이 3분의 1
부의 총량만 는 게 아니라 사람 수도 늘었습니다. 옥스팜은 전 세계 억만장자가 처음으로 3,000명을 넘었다고 밝혔고, 포브스의 「2025 억만장자 리스트」는 3,028명으로 집계했어요. 1년 전 2,781명에서 늘어난 숫자입니다. 그중 미국이 924명으로 전 세계 억만장자의 약 3분의 1(31.7%)을 차지해, 미국 부의 지형에서 본 일극 집중이 억만장자 단계에서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중국·인도 같은 신흥국에서도 억만장자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절대 수와 자산 규모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압도적이에요. 중국의 새 부자들이 '속도'로 따라붙는다면, 미국은 '쌓인 정점'을 지키고 있는 셈입니다.
3. 가장 부유한 12명 = 하위 절반 40억 명
정점의 집중을 가장 충격적으로 보여 주는 비교가 이것입니다. 옥스팜에 따르면 가장 부유한 12명의 재산을 합치면, 전 세계 하위 절반 — 약 40억 명 — 이 가진 부와 맞먹습니다. 열두 명과 사십억 명이 같은 무게의 부를 쥐고 있다는 뜻이에요. 비행기 한 대에 다 탈 수 있는 사람들이, 인류 절반의 자산과 균형을 이룹니다.
앞선 세계 부의 피라미드에서 상위 1.6%가 절반을 쥔다는 걸 봤다면, 그 1.6% 안에서도 부는 다시 극소수에게 쏠려 있습니다. '부 안의 부, 그 안의 부'인 셈이죠. 이런 부의 불평등이 단지 숫자가 아니라 정치·정책에 미치는 영향까지 옥스팜은 경고합니다.
4. 상위 1% 한 사람 = 하위 50% 한 사람의 8,251배
집중을 1인당으로 환산하면 격차가 더 또렷해집니다. 옥스팜에 따르면 상위 1%에 속한 한 사람은, 하위 50%에 속한 한 사람보다 평균 8,251배 많은 부를 가집니다. 같은 세계에 살지만 한 사람의 자산이 다른 사람의 8천 배가 넘는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상위 1%가 가진 부는 하위 95%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이 격차가 어떻게 쌓이고, 평균이라는 숫자가 그것을 어떻게 가리는지는 미국 부의 지형의 평균-중앙값 갭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부의 진짜 모양은 평균이 아니라 이런 1인당 격차에 있어요. 자산이 어떻게 '가치'로 평가받는지의 기본기는 가치평가란에서 이어 보면 좋습니다.
정리하면 부의 피라미드는 꼭대기로 갈수록 더 가팔라집니다. 억만장자의 부는 2020년 이후 81% 불어 18조 달러를 넘었고, 12명이 40억 명과 맞먹으며, 한 사람의 부가 다른 사람의 8천 배를 넘어요. 다음 부의 지도에서는 이 격차가 나라마다 어떻게 다른지를 이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