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니계수란 — 불평등을 한 숫자로
지니계수는 한 사회의 소득(또는 자산)이 얼마나 고르게 또는 치우치게 나뉘어 있는지를 0과 1 사이의 한 값으로 요약한 지표입니다. 0은 모두가 똑같이 나눠 갖는 완전 평등, 1은 한 사람이 전부 갖는 극단적 불평등을 뜻해요. 그러니 숫자가 클수록 격차가 크다는 신호입니다. 보통은 0.0~0.5 사이에 분포하고, 0.4를 넘으면 불평등이 꽤 심한 편으로 봅니다(세계은행·OECD 기준).
한 숫자로 압축하니 나라 사이, 또는 같은 나라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견주기에 편리해요. 다만 ‘평균적인 격차’만 보여 줄 뿐, 그 격차가 최상위 1%에서 벌어지는지 중산층이 무너져서인지까지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니계수는 출발점이지 결론은 아니에요. 이 한계는 뒤에서 다시 짚겠습니다.
2. 국가별 비교 — 북유럽에서 신흥국까지
지니계수가 가장 낮은 쪽에는 북유럽과 중·동유럽 국가들이 모여 있습니다. 덴마크·노르웨이·슬로베니아 같은 나라들이 0.25~0.28 수준으로, 세금과 복지로 소득을 다시 분배해 격차를 좁힌 결과예요. 한국과 일본은 0.33 안팎으로 중간쯤이고, 영국은 0.35 부근입니다. 미국은 선진국 가운데 유독 높은 0.39~0.41로, 시장 소득의 격차를 재분배로 충분히 줄이지 않는 구조가 반영돼 있어요.
가장 불평등이 심한 쪽은 일부 신흥국입니다. 브라질·콜롬비아 같은 중남미 국가가 0.45 이상이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은 0.6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이에요. 흥미로운 건 ‘잘사는 나라일수록 평등한 것도, 그 반대도 아니다’라는 점입니다. 미국과 북유럽은 모두 부유하지만 지니계수는 크게 갈리죠. 결국 격차는 소득 수준이 아니라 그 나라가 부를 어떻게 나누기로 했는가, 즉 제도와 선택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3. 소득 지니 vs 자산 지니 — 그리고 한계
지금까지 본 0.25~0.63은 모두 ‘소득’의 지니계수입니다. 그런데 부의 지도에서 더 중요한 건 한 해 버는 소득이 아니라 쌓인 자산이에요. 그리고 자산의 지니계수는 소득보다 훨씬 높습니다. 소득은 0.3~0.4대인 나라도 자산 지니는 0.7~0.8을 넘는 경우가 흔해요(UBS·크레디트스위스 글로벌 웰스 리포트 계열 추정). 소득은 매년 흐르지만 자산은 대를 이어 쌓이고 굴러가기 때문에, 한번 벌어진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거죠.
그래서 ‘우리나라 지니계수가 그리 높지 않다’는 말에 안심하기는 이릅니다. 그건 보통 소득 기준이고, 자산으로 보면 격차는 훨씬 가파르거든요. 부가 어떻게 꼭대기로 모이는지는 세계 부의 피라미드와 상위 1%의 안쪽에서 더 깊이 다뤘어요. 지니계수는 그 큰 그림을 한 숫자로 압축해 나라끼리 견주게 해 주는 출발점이라고 보면 됩니다.
마무리 — 지니계수를 한 줄로
지니계수는 불평등을 0~1로 압축한 지표이고, 소득 기준으로 북유럽 0.27·한국 0.33·미국 0.41·남아공 0.63처럼 나라마다 결이 다릅니다. 격차는 소득 수준이 아니라 재분배 제도의 차이에서 갈려요.
다만 우리가 흔히 보는 지니계수는 소득 기준이라, 대를 이어 쌓이는 자산까지 넣으면 불평등은 훨씬 가팔라집니다. 그래서 지니계수 한 숫자에 멈추지 말고, ‘이건 소득인가 자산인가, 그리고 그 안에서 누가 밀려나는가’를 함께 묻는 게 부의 지형을 제대로 읽는 길입니다.